산림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40대 대학원생입니다. 학계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가장 안타까운 점은, 우리나라의 훌륭한 산림 유전자원 보존 시설(시드볼트, 시드뱅크 등)이 종자를 '안전하게 얼려두는' 수동적인 역할에 갇혀 있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생물다양성 보존은 그 자원이 가진 경제적, 의학적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하여 사회가 스스로 그것을 지키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야생 식물 중에는 작물과 아주 가까운 종들이 많이 있고, 이는 미래 식량 위기를 돌파할 핵심 열쇠입니다. 이 자원들을 냉동고에서 꺼내어 생리활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시적 식품 원료 등으로 합법화하는 공공 연구에 예산이 집중되어야 합니다.
또한, 주변국인 중국이 수백 종의 자원 권리를 국제 데이터베이스에 선점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너무 뒤처져 있습니다. 우리 자생종의 인벤토리를 국제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생태적 가치를 산업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국민참여예산을 통한 과감한 기초 연구 지원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