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 화장실 문화를 가꾸는 일을 하는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상임대표 표혜령입니다.
2년 전 강남역 민간건물에 있는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조현병 환자가 무참히 살해한 사건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던 남녀공용화장실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크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사회 각층에서 다수가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남녀를 구분해달라는 요구가 높아졌고 언론매체에서도 앞 다투어 다뤄졌습니다(신문기사 50여회, 방송 30여회 등). 모든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으며 정부는 공중화장실만을 대상으로 남녀의 구분을 늘리는 내용으로 관련 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습니다.
개인소유의 민간건물에 대해서 정부가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은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공중화장실은 전체의 5%에 해당되며 나머지 95%는 민간건물의 화장실이라는 겁니다. 이제 정부는 민간건물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다수가 사용하는 민간건물의 화장실을 남녀를 구분하는 일에 정부가 일정부분 지원해 주면서 남녀구분을 늘리는 것을 제안합니다. 올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몇 년간 장기적 계획을 거쳐서라도 늘릴 수 있다면 화장실 이용자의 불안을 줄일 수 있으며, 민망함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남녀가 함께 사용하게 만든 화장실은 여성은 불안하고 무서운, 남성도 민망하고 창피한 공간입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분명히 없애야 할 불편하고 불안한, 창피하고 민망한 공간입니다. 더 이상 범죄가 일어난 다음 대책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그 전에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