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배경
○ 우리나라 곳곳에서 미투운동이 한창이다. 경험한 것은 모두 다르지만 어떤 면에서는 유사한, 성폭력의 경험들로 여성들의 분노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미투운동은 남녀 간의 대립장벽과 여성세대 내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투 운동의 게시글에 달린 댓글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중년의 여성을 2차 가해자로 들었다. 지하철 등의 공공시설에서 성폭력을 당한 한 여성은, 근처에 있던 중년 여성들이 웃으며 “아유, 아가씨가 이뻐서 그래. 그냥 넘어가.”라는 말에 분통터져하며 2차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그런 중년 여성들은 피해자에게 자신이 어떤 가해를 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 어떤 성폭력 피해 여성들은 자신들의 피해 상황을 가족 특히 모친에게 이야기하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대상들에게서 ‘잊으라.’,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라.’, ‘그러길래 네가 좀 더 조심했어야지’는 말을 듣는 등 2차 피해를 받는다.
○ 사실 중년 여성들은 젊은 여성들에 비해 성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 아니, 성폭력에 대해 아는 것이 상대적으로 적다. 대다수의 중년 여성들은 성폭력을 당했어도 본인들의 생각에 심각한 수준이 아니면 기분이 나쁘더라도 넘어가는 것이 상책이라는 소극적 태도를 보인다. 남성들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낮다. ‘남자들은 다 늑대’라거나 ‘내가 좀 더 조심하면 피할 수 있다’, ‘그 정도는 그냥 웃으면서 넘어갈 수도 있는 거야’라는 식의 성폭력 인식을 지니고 있다.
○ 직장에 속한 여성들은 한 두 번 쯤 성폭력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처럼 미투운동이 한창이면 회사에서는 새로운 성폭력 교육을 시키려고 한다. 대학에서는 성폭력과 관련된 여러 행사들을 기획하고 공부할 기회도 마련된다. 그러나 성폭력의 가해자 또는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아이들을 키우는 전업주부의 경우 이러한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받을 기회도 없다. 무엇이 성폭력이고, 성폭력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지식도 없다. 본인이 성폭력의 2차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성폭력이 무엇이며, 남성이 여성에 대해, 여성이 남성에 대해, 여성이 여성에 대해, 남성이 남성에 대해 가해지는 성폭력 전부에 대해 새롭게 배울 필요가 있다.